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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현대 유니콘스의 2006년 시즌을 추억하다

 

 

1. 1위에서 7위로 몰락했던 2005년 시즌

 

현대 유니콘스의 2005년 시즌은 참담했습니다. 전년도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며 4번째 우승 달성에 성공하였지만, 현대 왕조를 일군 베테랑 주전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하기 시작하며 속절없이 무너진 것입니다. 2003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완봉승 1회 포함 3승에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던 정민태는 2004년부터 부진하기 시작하더니 2005년에는 26.2 이닝만을 투구하며 사실상 여기서 커리어가 마감되게 됩니다. 김수경 역시 2005년 시즌에는 90.2 이닝만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5.76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합니다. 임선동의 커리어는 2002년에 사실상 마무리되었으며, 내야와 외야의 기둥이었던 박진만과 심정수는 2004년 우승을 끝으로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합니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타격왕 타이틀을 가져간 클리프 브룸바는 일본 오릭스로 이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2005년 시즌 초반 이숭용이 홈런왕 레이스에 참여하며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는 듯하였으나, 시즌 중반 부상으로 인하여 성적이 급락하게 됩니다. 그래도 송지만과 정성훈이 타선을 이끌었고, 새로 영입한 용병인 래리 서튼과 미키 캘러웨이가 대박이 나는 성과가 있긴 했습니다. 선발진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에서 전년도 신인왕 오재영(현 오주원)111패 평균자책점 6.01을 기록했고, 대졸 신인 투수 손승락이 134.1 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우며 5.4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김재박과 김시진 듀오는 투수진의 붕괴에 대한 해답으로 포수를 하다가 투수로 전향한 황두성을 혹사시키는 결정을 합니다. 황두성은 불펜 55 경기와 선발 5경기를 소화하고 128.2 이닝을 던졌습니다. 후일 조용준이 박명환 유튜브에 나와 이야기한 것을 들어보면 황두성이 김시진을 싫어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김시진이 2007년과 2009년에 선발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황두성을 굴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아닙니다.

 

 

 

 

2. 모든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뀐 2006년 시즌

 

현대 유니콘스의 2006년 시즌은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박종호와 박진만의 연이은 이탈은 2005년 내야진의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채종국과 서한규의 키스톤 콤비는 그야말로 대체선수 수준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현대 프런트는 21라운드로(현대는 1차 지명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사실상 1픽이었습니다.) 광주일고에서 포수, 유격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보고 있던 강정호를 내야수로 쓸 생각을 하고 지명합니다. 김재박의 선수 보는 눈이 놀라운 것은 이 강정호를 개막전 주전 유격수로 낙점한 것입니다. 물론 강정호는 부진했고, 2008년이 되어서야 주전으로 1군에 올라옵니다. 강정호 외에도 두산에서 FA였던 내야수 홍원기를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합니다. 이때의 영입으로 지금도 키움 팬들이 고통받고 있으니 정말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아무튼 홍원기는 2006년 시즌 백업으로 나름 쏠쏠한 활약을 합니다.

 

김재박을 칭찬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백업 포수와 1루수를 보던 이택근을 중견수로 컨버전시킨 겁니다. 김재박은 갑자기 이택근에게 중견수 볼 수 있냐고 물었다는데, 타격으로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수비 포지션이 애매했던 이택근은 할 수 있다고 하였고, 김재박 덕에 이택근은 FA로 재벌이 됩니다. 이택근이 중견수를 본 이유는 코너 외야에서 휘는 타구 판단이 잘 안돼서였다고 합니다.

 

투수 쪽에서는 고등학교 때 지명했던 장원삼과 이현승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하게 됩니다. 장원삼은 첫 해부터 놀라운 활약을 보이는데, 신인 시즌에 183.1 이닝을 던지며 2.8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합니다. 물론 신인왕은 류현진의 몫이었지만 캘러웨이와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팀을 이끌었습니다. 이현승은 좌완 원포인트 릴리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 70 경기에 등판하여 19 개의 홀드를 기록합니다. 거기에 고졸 2년 차였던 이보근도 37.1 이닝 동안 2.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립니다. 대도 전준호와 구별하기 위하여 투수 전준호라고 불렸던 우완 투수 전준호는 14승을 거두는 맹활약으로 승률왕에 올랐습니다. 송신영과 황두성은 김재박과 김시진 듀오의 노예답게 열심히 던졌고, 신철인은 2년 간의 안식년을 취한 뒤 복귀하여 77 이닝에서 17 개의 홀드와 2.2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합니다. 놀라운 것은 조용준이 이탈한 마무리 자리였습니다. 전년도부터 가능성을 보여준 사이드암 투수 박준수(현 박승민)69.1 이닝에서 1.8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38 개의 세이브를 거둔 것입니다.

 

송지만, 전준호, 이숭용, 김동수의 베테랑들이 다시 팀의 중심을 잡으며 현대 유니콘스는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치게 됩니다.

 

 

 

 

3. 현대 유니콘스의 마지막 가을 야구

 

현대 유니콘스는 기아 타이거즈를 꺾고 올라온 한화 이글스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때 제가 불안했던 부분은 한화에게 상대전적이 약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단기전에서 한화가 무서웠던 결정적인 이유는 선발진이 강해서였습니다. 문동환, 정민철, 류현진, 송진우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당시 KBO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현대는 캘러웨이, 장원삼, 전준호가 선발로 나섰고, 4차전에는 다시 캘러웨이가 나갔습니다. 1차전에서는 상대 선발 문동환을 1회에 공략하며 4 11로 대승하였지만 이후 3연패로 업셋을 내주게 됩니다.

 

이 시리즈에서 특이했던 것은 3차전에서 류현진을 상대한 김재박이 강귀태를 4번 타자로 기용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곧 내려가고 김인식 감독이 문동환을 구원 등판시키며 5 4로 한화 이글스가 승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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