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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정찬헌과 서건창의 트레이드에 대한 단상

 

 

 

1. 정찬헌과 서건창의 전격적인 트레이드

 

2021시즌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베테랑 투수와 베테랑 내야수인 정찬헌과 서건창을 맞트레이드 하였습니다. 정찬헌과 서건창은 광주일고 동기 선수로 이형종의 눈물의 역투로 유명한 2007년 대통령배 결승전 우승을 후배 허경민과 함께 이루어낸 바 있습니다. 서건창은 컨택 하나는 인정 받았지만 어깨 수술로 인하여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정찬헌은 LG 트윈스 프런트에 서건창을 신고 선수로 영입할 것을 추천하였고, 서건창은 LG 트윈스에 입단하였습니다. 하지만 LG는 서건창을 바로 방출하였고, 군 복무를 마친 서건창은 우여곡절 끝에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하게 됩니다. 이런 사연이 있는 두 선수가 맞트레이드가 되었으니, 두 선수가 느끼는 감정이 남달랐을 듯 합니다.

 

LG 트윈스는 주전 2루수인 정주현에 대한 불만이 있었습니다. 정주현은 스탯티즈 wrc+74에 불과하고, 수비 역시 최근 팬들 사이에서 실수가 너무 많다는 평을 듣고 있었습니다.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은 이에 윈나우 기조를 재천명하고 서건창을 영입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선발진에 매우 큰 구멍이 있는 상태입니다. 주축 투수인 한현희와 안우진이 방역수칙 위반으로 인하여 출장 정지 징계를 받게 되었고, 용병 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아내 출산과 건강을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간 뒤 언제 온다는 확답을 주고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로테이션에 빈 자리가 3자리나 생겼기 때문에 정찬헌과 같은 베테랑 선발투수의 합류가 절실한 상황이었습니다.

 

 

2. 정찬헌에 대한 기존의 느낌

 

키움 히어로즈는 요키시 브리검 한현희 안우진 최원태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크게 활약하며 전반기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1위였습니다. 2021815일 현재에도 팀 선발자책점이 3.62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브리검과 한현희, 안우진의 동시 이탈은 시즌 전체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정찬헌의 합류는 키움에게 일말의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찬헌은 부상 이후 연투가 불가능해져 선발로 전향했습니다. 사실 정찬헌은 데뷔 초부터 너무 많이 던졌는데, 입단 당시 감독이었던 김재박은 고졸 신인이었던 정찬헌을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기용하며 100이닝을 넘게 던지게 했습니다. 양상문 감독 시절에는 팀의 주전 마무리를 맡아 2018 시즌에는 27세이브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선발로 전향한 첫 시즌인 지난해, 10일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110이닝 동안 3.51의 평균자책점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해주었습니다.

 

요즘 느끼는 정찬헌의 투구는 과장을 좀 보태서 투수 도사가 던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수술 이후에는 포심을 버렸고 커브와 포크볼 등 변화구와 더불어 투심을 던지고 있습니다. 모든 구종을 스트라이크로 던지고, 유인구로도 던집니다. 그러면서 인터벌이 길지도 않고 투구 템포를 자신의 페이스로 가져갑니다. 정찬헌은 이적 후 첫 경기였던 814일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되었습니다. 이런 패턴으로 던졌던 투수 중 제가 좋아했던 투수는 바로 송신영 코치입니다. 송신영 코치는 11년 연속 60이닝을 던졌던 전천후 투수였습니다. 파이어볼러는 아니었지만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로 타자들을 요리했습니다. 송신영이 짧은 기간 LG에서 뛰었지만 그 기간 동안 정찬헌은 공익 근무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송신영과 정찬헌이 같은 팀에서 조우하게 되었으니 어떠한 피칭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3. 서건창에 대한 생각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을 거머쥔 이후 2014년에는 128경기 201안타라는 불멸의 기록을 남기며 MVP를 수상했던 선수입니다. 비록 부상 이후에 수비 능력이 저하되어 고척돔의 빠른 내야 땅볼 타구에 고생을 하였지만, 타격 능력만큼은 계속해서 리그 정상급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스탯티즈 wrc+ 기준으로 서건창은 2014150.9를 기록하는 괴물같은 모습을 보여줬고, 부상 이후에도 꾸준히 탑급 센터 내야수의 성적인 110 가량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시즌 서건창은 연봉을 삭감하며 FA등급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에 이적에 유리한 B등급을 획득하자 키움팬들 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트레이드로 인하여 LG에서 A등급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서건창은 9500만원의 손해만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LG 트윈스 구단은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팀입니다. 서건창이 우승에 큰 도움이 된다면 LG 트윈스 구단은 FA에 있어서 후한 대접을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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