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비 레이의 이번 시즌 엄청난 성적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좌완 투수 로비 레이가 사이영 상을 향해 쾌속 질주하고 있습니다. 유력한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을 제치고 생애 첫 사이영 상을 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 상황입니다. 로비 레이는 이번 시즌 30 경기에 선발 등판하여 182 이닝 동안 12 승 6 패, 평균자책점 2.7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발 등판 횟수, 평균자책점, 소화 이닝, 탈삼진, WHIP 모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아무도 로비 레이가 아메리칸 리그 동부지구에서 이런 성적을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로비 레이는 작년 애리조나가 현금이 낀 트레이드로 그를 토론토에 넘기면서 파란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로비 레이가 FA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탱킹을 선택한 애리조나는 2017년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던 그를 미련 없이 보내버렸습니다.
2020년 단축 시즌 로비 레이는 토론토에서 5 경기 나왔는데, 20.2 이닝을 소화하면서 4.7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우려스러웠던 것은 20.2 이닝을 투구하면서 사사구를 14 개나 내줬다는 것입니다. 이에 로비 레이는 FA 재수를 선택했고, 토론토에 1년 800만 달러에 남게 되었습니다. 한때 디트로이트에서 같이 뛰었고 레이보다 2살이 많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좌완 드류 스마일리의 통산 WAR는 10으로, 레이의 15보다 5 가량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축 시즌이었던 작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26.1 이닝 동안 3.4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1년 1100만 달러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애리조나의 에이스였던 로비 레이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하락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2. 대박 난 토론토
토론토는 애틀랜타가 마르셀 오수나, 닉 마카키스, 타일러 플라워스의 단년 계약으로 재미를 보자 이를 벤치마킹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애틀랜타가 단년 계약으로 재미만 본 것은 아닙니다. 콜 해멀스의 1800만 달러 계약은 그냥 허공에 날아간 적이 있습니다. 해멀스 계약은 작년에 단축 시즌이었던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콜 해멀스에 관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1.08.17 - [야구이야기] - 콜 해멀스 시즌 아웃, 11억 원 날린 다저스
콜 해멀스 시즌 아웃, 11억 원 날린 다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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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로비 레이와의 단년 계약뿐 아니라, 역시 FA 재수를 택한 마커스 시미언과의 1800만 달러 단년 계약, 메츠의 평범한 좌완 스티븐 매츠와의 520만 달러 단년 계약, 로스 스트리플링과의 300만 달러 단년 계약 등을 체결했고, 친정팀 미네소타에서 FA 재수를 택하고 단년 계약을 맺었던 호세 베리오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습니다.
결과는 왕대박이었습니다. 나름 클리블랜드에서도 인정받았던 마크 샤파이로 사장의 능력이 토론토에서도 증명받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커스 시미언과 로비 레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bWAR 순위에서 오타니 쇼헤이와 잭 휠러의 뒤를 이은 3위와 4위를 마크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매츠는 27 경기에서 140.2 이닝을 소화하며 3.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고, 호세 베리오스도 이적 이후 10 경기에서 58.1 이닝을 소화하며 3.3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스트리플링은 22 경기에서 98 이닝을 던지며 4.50의 평균자책점과 5.11의 FIP로 부진하지만 어차피 스트리플링에게 주는 돈은 3M에 불과합니다.
3.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는 토론토
토론토는 위 선수들에 더하여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솃과 같은 어린 선수들과 염가 장기계약으로 묶여있는 동생 구리엘, 그리고 이제 연봉 조정이 시작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까지 싼 가격에 쓸 수 있는 선수들이 활약하며 지옥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와 와일드카드 전쟁을 끝까지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안타까운 측면은 돈을 들여 영입한 조지 스프링어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결장했고(6년 1억 5천만 달러, 이번 시즌 66 경기 출장), 2천만 달러 연봉의 류현진은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거기에 2019년 체결한 랜달 그리칙과의 계약은 사실상 악성 계약입니다.(이번 시즌 현재 그리칙의 bWAR는 1.1, fWAR는 0.8)
거의 모든 if가 터졌는데도 이런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탬파베이와 보스턴, 양키스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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