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또 없어지는 1차 지명
KBO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를 끝으로 다시 지역 1차 지명을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0년 전면 드래프트 실시 이후 폐지되었다가 2014년 다시 부활한 1차 지명은 9년간 유지되었습니다. 이 1차 지명에 대해서 한화 이글스나 엔씨 다이노스 등의 구단에서 굉장히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각해지다 보니, 야구 유망주들도 서울로 몰려드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화나 엔씨와 달리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부산고나 경남고, 기아 타이거즈의 경우 광주일고, 동성고, 진흥고 등 지역 명문 학교에서 전국 1번 급의 선수들이 꾸준히 나왔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경우도 최근 원태인이나 이승현 등 수준급 자원들이 나와 1차 지명에서 그렇게 손해를 봤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구단들은 서울 지역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세 팀이 서울 지역의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1차 지명을 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서울 팜을 3등분 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 지역의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1번, 2번, 3번 순서만 부여하는 방식인 것입니다. 이럴 경우 한 고등학교에 1차 지명이 가능한 재능을 가진 선수가 2 명 이상 있으면 두산이 1번으로 A를 지명하고 LG가 2번으로 B를 지명하는 식의 방법이 가능해집니다. 실제로 2016년 1차 지명에서 두산이 선린 인터넷 고등학교의 이영하를, 엘지 트윈스가 김대현을 지명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지명 방식이 너무나 서울 구단에게 유리하다고 하여 결국 한 학교에서 두 명의 1차 지명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서울 1번 지명권을 갖고 있던 두산 베어스는 서울고 이병헌을 지명했습니다. 만약 두산이 이병헌을 지명하지 않으면, 3번 지명권을 갖고 있던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고 내야수 이재현을 지명하려고 했다는 썰이 있습니다. 예전과 같은 방식이었으면 이재현이 삼성 라이온즈의 1차 지명을 받는 것이 아니라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2014년 드래프트부터 서울 구단들에게 1차 지명 서울 전체 1번을 받은 선수들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2. 2014년 – LG 임지섭
엘지 트윈스는 부활한 1차 지명에서 첫 번째 선택권을 얻었습니다. 보통 서울 지역 1번이 전체 1번 선수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임지섭 역시 전국 1번 급으로 평가받던 선수였습니다.
당시에 KT 위즈가 창단해서 선수 수급을 위한 창단 특별 지명이 다른 9개 구단의 1차 지명 이전에 이루어졌습니다. 2명의 선수를 선택하는 것이었는데, 당초 KT는 임지섭을 창단 특별 지명 대상자로 노리고 있다고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KT 위즈는 북일고 우완 투수 류희운과 개성고 좌완 투수 심재민을 뽑았습니다. 임지섭은 서울 출신은 아니고 서울 세 팀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제주 팜의 제주고 출신입니다. 임지섭을 지명할 때 엘지가 운이 좋은 편이었는데, 포항에서 제주도로 전학간 임지섭이 전학생 1차 지명 금지 규정을 소급 적용 받지 않게 되어 1차 지명이 가능해졌고, KT가 임지섭을 지명하지 않았고, 또한 제주도가 1차 지명 부활 과정에서 서울 팀들의 연고지로 들어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임지섭은 좌완 파이어볼러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입단했으나, 제구가 불안하여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야구를 포기하겠다며 팀을 나간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다시 복귀하여 이천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3. 2015년 – 넥센 최원태
2015년 지명에도 KT 우선 지명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동의대 투수 홍성무와 청주고 투수 주권을 지명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임지섭의 경우와 같이 KT의 지명 선수들이 서울 팜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히어로즈의 지명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KT가 주권을 선택한 이유가 재미있는데, 당초 KT도 최원태를 노리다가 신생팀이었던 KT가 약팀이었던 한화 저격용으로 청주고 주권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결국 한화는 북일고 좌완 투수 김범수를 1차 지명으로 선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이 있자 이장석이 매우 좋아했다고 합니다.
최원태는 같은 해에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은 남경호와 연세대에 진학한 박윤철(현재 한화)과 함께 서울고 마운드를 이끌면서 서울고의 황금사자기와 대통령배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프로에서도 현재까지 726 이닝을 던지면서 52 승 36 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하며 나름 순항 중입니다.
제가 키움팬으로서 최원태한테 열 받는 부분은 팀이 관리해준만큼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정석 전 감독이 2018년에 SK에게 플레이오프에서 진 이유가 솩잡이 최원태가 부상으로 없어서라고 생각하고 이듬해부터 엄청 관리를 해주었지만, 보란듯이 플레이오프 SK 전에서 4 이닝 5 실점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평균 자책점 5점 대로 무너지더니, 올해는 8월 29일 LG 트윈스 전 1.2 이닝 11 실점, 9월 17일 한화 전에서는 1회에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잡고 8타자를 출루시키는 진풍경을 보여주기도 하며 3.2 이닝 10 실점을 했습니다. 최원태의 패스트볼이 포수 마스크 쪽을 향하기 시작하면 그때가 바로 경기를 각을 잡고 봐야할 때입니다. 보통은 그 순간이 1회이기 때문에 계속 각을 잡고 봐야합니다.
4. 2016년 – 두산 이영하
이영하는 엘지 트윈스 김대현과 함께 선린 인터넷 고등학교의 35년 만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프로 입단 이후 커리어 하이는 2019년 163.1 이닝을 던지며 17 승 4 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때 포텐셜이 폭발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팔을 들어올리고 타점을 높게 하여 투구를 하기 시작하더니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132 이닝에서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습니다. 선발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지금은 엘지 트윈스로 이적한 함덕주와 보직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더 심각한데 3 승 5 패 평균자책점 9.5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2021.09.23 - [야구이야기] - 서울 지역 1차 지명 1번의 역사 총정리(2) - 고우석/안우진/김대한
2021.09.22 - [야구이야기] - 배정대와 황대인의 충돌, 1루 수비 좀 제대로 해라
2021.09.06 - [야구이야기] - 함덕주 – 양석환 트레이드 대실패, 점점 커지는 차명석 비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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