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협회장기의 무서운 1학년 심준석
덕수 고등학교 2학년 우완 투수 심준석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심준석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세광 고등학교와 덕수 고등학교의 협회장기 결승전이 스포티비에서 생중계 되었는데, 이 경기에서 심준석이 야구 팬들을 충격에 빠뜨리는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협회장기 결승전은 2020년 8월 31일에 있었습니다. 당시는 덕수고 장재영이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았을 때이고, 2차 지명은 실시된 상태가 아니라 나승엽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로 큰 관심을 모았을 시점입니다. 야구 팬들은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자인 장재영과 메이저리거를 꿈꾸던 나승엽을 보기 위해 그 중계를 관심있게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경기의 주인공은 1학년 심준석이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심준석은 6 이닝 동안 104 개의 공을 던지며 단 1 실점으로 세광고 타선을 틀어 막았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삼진을 12 개나 잡아냈다는 것입니다. 150km/h를 넘나드는 패스트볼과 110km/h의 커브의 조화에 세광고 학생들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것은 변화구가 존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이 대회에서 심준석은 8 경기에서 19 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습니다. 19 이닝의 57 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은 무려 32 개였습니다. 심준석은 대회 우수 투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대회 MVP는 아이러니하게도 타자 장재영이었습니다. 장재영은 이 대회에서 투수로는 좋지 않았지만 타자로는 타율 .579에 3 홈런을 기록하며 심준석과 함께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2. 강백호 리그에 이은 심준석 리그의 탄생
2016년 KBO 리그는 이른바 '강백호 리그'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강백호가 처음으로 주목받은 것은 고척돔 개장홈런을 치면서부터입니다. 고척돔은 KBO 리그 구장 중 잠실 구장 다음으로 큰 구장인데 고등학생이 나무 배트로 고척돔에서 홈런을 날렸다는 소식과, 국민 만화라고 할 수 있는 슬램덩크의 주인공과 이름이 같은 임팩트 때문에 곧 많은 팬들이 서울고 강백호를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고척돔 개장 홈런을 칠 당시 강백호가 1학년이었다는 것입니다. 강백호는 심준석과 마찬가지로 1학년 때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2학년 때에도 강백호의 활약은 뜨거웠고, KBO 리그 하위권 구단의 팬들은 전학으로 인해 1차 지명이 불가능했던 강백호를 뽑기 위하여 꼴찌를 해야 한다는 '강백호 리그' 우승론을 쳘치기 시작했습니다. 3학년이 된 강백호는 자신의 명성이 거품이 아님을 증명하였습니다. 동기 이재원(엘지)과 주승우(2022 키움 1차 지명)와 함께 서울고의 대통령배 우승을 이끈 것입니다.
결국 강백호는 이 대회 우승 이후 전년도 최하위였던 KT 위즈의 2차 지명 전체 1번의 선택을 받습니다. 강백호가 현재 리그에서 갖고 있는 위상을 생각하면 2016년 KT의 최하위는 분명 가치 있는 꼴찌였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이 해의 서울 1차 지명 1번 지명권을 갖고 있던 넥센 히어로즈가 과연 강백호가 1차 지명이 가능했다면 강백호를 뽑았을까입니다. 계약금 6억 원의 사나이 안우진을 거르고 강백호를 지명했을까요? 강백호는 고등학교 시절 투타 겸업을 하던 재능러이지만, 투수로서 완성도가 높았던 안우진을 거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을겁니다. 현재 안우진의 페이스를 보면 그한테 맞았던 후배의 말이 틀린 것 같습니다. 안우진의 후배는 안우진이 메이저리그에 갈 실력이 안된다고 했다가 맞았는데, 현재 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갈만한 투수는 안우진 단 하나인 것 같습니다.
2021.09.23 - [야구이야기] - 서울 지역 1차 지명 1번의 역사 총정리(2) - 고우석/안우진/김대한
KT 위즈의 강백호 리그 참여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심지어 강백호 덕에 당시 10 위였던 팀이 현재 1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심준석 리그도 강백호 리그만큼의 성공적이었던 리그로 기억이 될까요? KBO는 다시 1차 지명을 폐지하면서 최하위를 하는 팀이 전체 1 번 지명권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심준석의 별명은 역대 최고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심준석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패스트볼과 커브 이외의 빠른 구종을 익히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슬라이더도 142km/h가 나온다고 하고 커터 연마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심준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이 아닌 한국에 남는다면, 심준석 리그 우승은 분명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3. 심준석 리그 우승을 바라지 않는 외국인 감독들
지난 일요일 한화 이글스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자신에게 오는 팬들의 인스타그램 DM에 대하여 굉장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수베로의 팬들을 탓하는 언행의 적절성은 차치하고, 일단 수베로는 경기에서 질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심준석을 뽑는 것보다 9 등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는 9위 팀 기아 타이거즈의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서도 보입니다. 윌리엄스는 지는게 죽기보다 싫어서 매일 장현식을 등판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장현식은 64.2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최다 이닝이고, 81.2 이닝의 페이스로 등판 중입니다. 2019년 이후 70 이닝을 던진 불펜 투수는 19주권, 19고우석, 20정우영, 20박치국 딱 4 명입니다. 이 4 명중 80 이닝을 넘긴 투수는 없습니다.
지기를 바라는 팬들을 비판하는 언론들도 웃깁니다. 만약 오늘 한화 이글스가 6회까지 1 : 10으로 뒤지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여기서 강재민을 등판시켜야 합니까 아니면 김범수를 등판시켜야 합니까? 당연히 패전처리 투수를 올려야 합니다. 팬들이 지기를 바라는 것은 이 심리와 동일합니다. 외국인 감독이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를 보인다면 단장 선에서 이길 수 없는 전력을 구성해 놓고 심준석을 뽑을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타당한 전략입니다.
4. 심준석의 위험 요소
심준석의 위험 요소 첫 번째는 건강 문제입니다. 심준석은 허리 부상을 이유로 청룡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곧 이어 열린 협회장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반기 순연된 청룡기 잔여 경기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WBSC U-23 대회에 참여하는 U-23 대표팀 선수들을 위해 잡힌 U-18 대표팀과의 평가전에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향후 있을 봉황대기 참가도 불투명합니다. 이정도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있는 것은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봐야합니다. 팔꿈치가 아프다는 썰이 있는데, 썰이 사실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두 번째는 생활기록부 상의 이슈가 있다는 소문입니다. 이 때문에 심준석이 해외 진출을 노린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심준석이 이미 KT, 키움 등 가고 싶은 구단까지 밝힌 마당에 이재영, 이다영 자매처럼 실제로 큰 문제가 될 사건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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