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와 강백호 그리고 미란다의 MVP 레이스가 치열합니다. 과연 2021년 한국 프로야구 KBO 리그 MVP는 누가 받게 될까요?
1. 이정후가 받는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이정후는 옆구리 부상 이후 거의 1달만에 복귀하여 맹타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이정후는 9월 25일부터 9월 26일까지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말 2연전 시리즈에서 9 타수 8 안타를 몰아치며 타율을 .372로 끌어올렸습니다. 오늘 경기 전까지 이정후는 99 경기에 출전해 .372 / .457 / .524 스탯티즈 wrc+ 169.7 / 4 홈런 63 타점 7 도루 / sWAR 5.6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정후는 현재 2루타 36 개로 1 위(롯데 전준우와 공동 1 위), 타율 1 위, 스탯티즈 wrc+ 1 위, 스탯티즈 야수 WAR 1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경기 수가 조금 적긴 하지만 남은 경기에 모두 출장하게 된다면 144 경기 중 123 경기에 출전하게 됩니다. 홈런이 4 개로 적지만 타율 1 위와 세이버 1 위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이정후가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클래식과 세이버매트릭스를 모두 제패한 통합의 MVP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 강백호가 받는다.
강백호는 시즌 중반까지 꿈의 4할 타율에 도전했습니다. 후반기들어 페이스가 많이 다운되긴 했지만 강백호의 성적은 여전히 무시무시합니다. .357 / .453 / .546 / 14 홈런 90 타점 9 도루 / 스탯티즈 wrc+ 168.9 / sWAR 5.29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타율과 wrc+, WAR 모두 이정후에 이은 2 위를 기록하고 있고 타점은 피렐라와 양의지에 이은 2 위입니다.(피렐라, 양의지 91 타점) 강백호가 무난하게 MVP를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먼저 개인 타이틀 하나를 차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위 타자 타이틀 혹은 타점왕 타이틀이 필요한데, 타격왕보다는 타점왕이 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정후의 컨택 능력은 헛스윙률 4%가 말해주듯, 결코 만만히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닙니다.(이번 시즌 강백호 헛스윙률 13%) 타점의 경우 KT 위즈가 강팀이기 때문에 앞에서 조용호나 황재균이 많이 출루해 준다면 강백호가 피렐라와 양의지를 제치고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이 꽤 있다고 봅니다. 이것도 안된다면 최다 안타 타이틀이 있는데, 현재 전준우의 149 개에 이어서 2 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준우의 9월 무서운 안타 행진에 최다 안타마저 1 위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KBO 리그에서 MVP를 수상한 야수중 홈런왕, 타점왕, 타격왕이 아닌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그리고 KT 위즈가 1위를 계속해서 유지하여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해야 합니다. 이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3. 미란다가 받는다.
미란다와 카펜터로 인한 대만 용병들의 몸값 상승은 다음 글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1.09.07 - [야구이야기] - 미란다, 카펜터 활약에 관심받는 대만 투수 용병, 데폴라와 다익손
미란다는 현재 23 경기에서 143.1 이닝을 던지며 12 승 5 패 2.4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평균자책점은 2.60인 백정현에 앞서는 2.45로 1 위를 달리고 있고, 다승은 요키시, 백정현, 원태인에 이은 공동 4위이며(루친스키, 뷰캐넌 12 승과 동률), 이닝은 데스파이네, 루친스키, 요키시, 케이시 켈리에 이은 5 위입니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185 개를 잡으며 역시 대만에서 건너온 미란다의 149 개에 비해 압도적인 1 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WHIP는 1.10으로 굉장히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고, sWAR은 5.57로 2 위인 백정현의 4.95보다 0.5 이상 앞서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클래식으로 봐도 최고의 투수이고 세이버매트릭스로 봐도 최고의 투수입니다. 외국인인 미란다가 MVP를 받기 위해서는 다승 1 위로 시즌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KBO에서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는 총 3명이고, 6 번 나왔습니다. 86선동열, 89선동열, 90선동열, 91선동열, 06류현진, 11윤석민입니다. 이 중 MVP를 받지 못한 것은 91 선동열 뿐입니다. 이는 3년 연속 MVP 수상에 대한 거부감과 야수 부문에서 5 관왕을 차지한 장종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4. 그래서 과연 누가 탈까?
저는 세 선수의 비율 스탯이 이대로 이어진다고 하면 결국 이정후가 MVP를 수상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정후의 MVP 가능성이 높은 것은 KBO MVP의 투표권을 갖고 있는 기자들의 전문성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는 이정후의 성적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저는 키움팬입니다), 이들이 리그에서 올린 성적 이외에 다른 요소들을 선수 평가에 집어 넣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백호는 도쿄 올림픽 마지막 경기였던 도미니카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조상우의 멀티 이닝 역투 이후 오승환이 무너지고 뒤진 상황이었던 8회 초에 껌을 질겅질겅 씹다가 당시 해설을 하던 박찬호에게 '보여줘서는 안 될 모습'이라는 극딜을 받게 되었는데 KBS가 유튜브에 편집해서 올린 이 영상의 조회수가 현재 170만 회입니다. 이순철이 강백호에게 조언을 하는 SBS 스포츠의 영상은 600만 회가 넘었습니다. 그야말로 전국민이 강백호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기자단이 순수하게 리그의 성적만 보고 MVP를 뽑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전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사건을 기억하고 성적이 비슷하다면 이정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설령 강백호가 타점왕 타이틀이나 타격왕 타이틀을 갖고 가고, KT가 지금 페이스대로 1 위를 차지한다고 해도 MVP를 받는 것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또한 미란다는 아무리 기자들이 좋아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라고 하더라도 외국인입니다. 성적이 압도적이라면 외국인이 MVP를 받는 것에 큰 무리는 없습니다. 최근 2년간 조쉬 린드블럼과 멜 로하스 주니어가 MVP를 수상한 것만 보더라도 압도적인 선수였다는 이미지를 갖게 되면 기자들은 표를 줍니다. 반례로 2012년의 장원삼과 브랜든 나이트의 예가 있는데, 골든글러브 투표는 MVP 투표보다 기자들의 수가 더 많아서 더 답이 없는 투표가 나옵니다. MVP가 그래도 골든글러브보다는 납득이 가는 결과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아무튼 미란다가 삼진과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간다고 해도, 다승 부문을 수상하지 못하여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지 못하면 기자들은 압도적인 선수라는 이미지를 갖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란다의 대항마로 다승 1 위 요키시, 원태인, 백정현 등이 존재했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결국 표는 분산되고 이정후가 MVP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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