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상문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오징어 게임의 규칙과 공정의 의미
오징어 게임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오징어 게임의 주최 측은 바깥의 규칙이 너무 불공정하다면서 공정한 게임이 펼쳐지는 이 곳에서의 게임에 참가하라는 논리를 펼친다. 그리고 '공정'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며 3 번째 게임인 줄다리기 게임 이후 뽑기 게임을 미리 알고 있었던 의사 '병기'와 장기 적출을 일삼던 일꾼들을 사살한다. 하지만 과연 오징어 게임 속 사람들은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었을까?
어떠한 참가자도 인지하고 있지 못했지만 오일남 할아버지는 진짜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자 제발 그만하라며 침대 꼭대기로 올라가 소리를 질렀고, 프론트맨은 게임을 중단하였다. 사실상 오일남 할아버지의 의지로 게임을 중단한 것이다. 이는 제 1항의 위반이다. 아무리 호스트여도 임의로 게임을 중단하여서는 안된다. 참가자가 게임을 중단할 수 없다고 했으니, 프론트맨이 게임을 중단하는 결정을 하는 것이 맞다. 이걸로 봐서는 이 게임을 결코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또한 이 게임의 6 종류의 게임들은 아마도 오일남의 취향에 맞는 게임들인 것으로 보인다. 오일남이 줄다리기 전략을 짜주는 것만 봐도 그렇다. 게임 정보가 사전에 공개되지 않는다는 것도 1번 참가자 오일남의 존재로 인해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난다.
이 장면에서 요새 공정을 외치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이 사람들은 모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안전 장치를 없애는 것이 공정이라고 한다. 그러한 공정을 외친 사람이 바로 아돌프 히틀러인데, 아돌프 히틀러의 결말은 알다시피 독일의 파국이었다. 요즘 공정을 외치는 자들이 말하는 공정은 오징어 게임식 공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식 공정이 계속 되는 세상은 결국 오일남처럼 돈 있는 사람이 정보를 독점하고 장난치는 세상일 것이다.
2. 얼빠진 참가자들
참가자들도 사실 이해할 수 없었다. 참가자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격을 당하고 패닉 상태에 빠진다. 살아남은 201 명의 사람들은 제 3항, 참가자의 과반수가 동의할 경우 게임을 중단할 수 있다는 룰에 의해 투표를 통해 게임을 계속할지 안할지 정한다.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은 호스트인 오일남이 찬성과 반대가 100 대 100인 상황에서 반대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경찰인 황준호가 살펴본 자료들에 따르면 이 게임은 1988년부터 펼쳐졌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매번 같은 선택의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다. 1988년부터 2020년까지 쌓인 결과에 대한 귀납적 추론으로 오일남은 내가 반대를 눌러도 저 한심한 족속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201 명의 참가자들은 결국 187 명이 돌아온다. 이들이 돌아오면서 각자의 사연이 나오는데, 덕수는 필리핀 카지노에서 진 빚이 어마어마한 것으로 묘사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새벽이는 엄마를 데려올 돈을 브로커들에게 사기 당했다는 것이 나온다. 상우는 선물로 인한 빚이 60억 원이나 된다는 것이 나온다. 이렇게 각자의 사연으로 이들은 다시 섬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1 명의 사람 중 사람이 총을 맞고 죽는 것을 직접 본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었을까? 솔직히 현실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아무리 빚이 많아도 총을 맞으려고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사람들은 불공정한 현실을 도피하여 공정한 게임이 있는 곳으로 도박을 하러 간다. 이 얼빠진 참가자들이 바로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칼, 피가 난무하는 것이 공정이라고 믿는 얼빠진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이 드라마에서는 456 명의 참가자들 중 중간에 다시 돌아오지 않은 14 명과 주인공 기훈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사망하는 결말을 맞았다.
3. 돌아가는 기훈
기훈이가 핑크 색으로 염색을 하고 게임 장소로 다시 돌아가는 엔딩을 두고 설왕설래가 있다. 그래서 기훈이는 공정사기꾼들을 처단할 수 있을까? 또 얼빠진 참가자들에게 빨간 약을 먹일 수 있을까? 시즌 2는 아마도 나올 것이라고 보는데, 황동혁 감독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참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는 공정사기꾼들과 빨간 약을 먹어야할 환자들의 운명도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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